불이 꺼졌다. 4일 하고도 반나절이 지나서야. 그런데 10시간이 채 안 돼 또 다른 쿠팡 창고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빠른 타이밍이었다.
진화 소요 시간
또 화재 발생
덕평의 약 2배
(소방대원 2명 경상)
무슨 일이 있었나 — 타임라인
32센터 화재는 2026년 7월 18일 오전 6시 54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6층에서 발생해 109시간 40분만인 7월 22일 저녁 완전 진화됐다. 완진 후 불과 10여 시간 만에 또 다른 센터인 15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 및 경찰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양 사건 모두 현재 조사 중이다.
세 가지 시각 — 반복되는 화재가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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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구조적 안전 부재 — 덕평 이후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
2021년 경기 이천 덕평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소방관 1명이 순직한 대형 참사였다. 이후 쿠팡은 안전 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번 32센터 화재는 덕평의 약 2배 규모(연면적 기준)였고, 진화에 무려 109시간이 걸렸다. 소방당국은 건물 구조상 바람이 잘 통해 완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대형 로봇을 투입했지만 화재 면적이 너무 넓어 효용성이 없었다. 물류창고 특성상 3단 선반에 쌓인 가연성 생활용품이 스프링클러와 진화 장비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있다. -
②
완진 10시간 뒤 같은 지역 또 화재 — 단순 우연인가
인천에서 닷새 전인 7월 18일 쿠팡 32물류센터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완진 후 불과 10여 시간 만에 15센터에서 또 불이 났다. 이 타이밍에 대해 일각에서는 피로 누적된 소방 인력이 연속 대응에 취약해진 상태를 노린 게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물론 이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추론이다. 당국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
③
물류창고 안전 제도의 공백 — 누가 책임지나
이번 화재를 계기로 국토교통부가 물류시설 화재안전 제도개선 TF를 가동했다. 현행 건축법상 물류창고는 일반 공장과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데, 수십만 ㎡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에는 이 기준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2021년 덕평 이후 제도 개선 논의가 있었지만 5년이 지나도 유사 사고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제도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소방 전문가들은 이번 32센터 화재가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된 점을 강조한다. 121명이 자력 대피했고, 소방대원도 경상 2명에 그쳤다. 덕평과 달리 순직자가 없었다는 것은 그간의 안전 훈련과 대피 매뉴얼이 작동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또 15센터 화재는 자체 진화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 능력 자체는 개선됐다는 시각도 있다.
불은 꺼졌다. 하지만 문제는 꺼지지 않았다.
109시간짜리 화재가 꺼진 지 10시간도 안 돼 같은 회사, 같은 도시의 다른 창고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것이 우연이라고 해도, 그 우연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덕평이 2021년이었고, 인천 32센터가 2026년이다. 5년 동안 물류창고의 크기는 2배가 됐는데 안전 제도는 그만큼 따라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핵심이다. 국토부 TF가 이번에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 — 구조적 문제인가, 불가피한 사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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